오징어 게임 | 손승희목사 | 2021-10-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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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돈, 사람 그리고 기독교)
한 아가씨가 우연히 요술 램프를 주웠습니다. 신기하게도 램프를 문지르니
램프의 요정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아가씨, 소원을 말씀하세요. 딱 한 가지만 들어주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아가씨는 고민이 되었습니다. 돈도 가지고 싶고, 남자도 사귀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민하던 끝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소원을 하나의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램프 요정에게 “돈, 남자, 결혼!”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정은 그녀의 소원을 들어줬습니다. 그녀는 정신이
돈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제 생각엔 요즘 현대인들이 이 여자와 똑 같습니다.
요즘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특별한 드라마라지만 세계인들까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질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고, 현실에 불만족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돈에 대한 욕망을
대리 만족시켜 주기 때문일 겁니다. 그 모든 과정을 게임이란 도구로 풀어가고 있어 재미와 관심을 유발했습니다.
필자는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두 가지가 불편했습니다. 첫째는 돈 중시, 생명 경시라는 설정이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큰 주제는 돈입니다. 상대적으로 사람 목숨은 파리 목숨처럼 처리됩니다. 저는 드라마 보는
내내 이것이 불편했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 값을 1억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456억은 큰 돈입니다. 그렇더라도 게임에 참여한 456명중 어느 누구의 가치도 그보다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아들이 무시당한다면 아버지로서 분노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도 당신을 형상을 닮은 인간이 파리 목숨처럼 여겨지는 것에 대해 분노하십니다. 오징어 게임은
현대인들이 “돈+사람=돈
사람”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두 사람의 기독교인이 등장합니다. 게임에 참여한 기독교인과 거리의 전도자입니다. 게임에 참여한 기독교인을 통해 기독교의 이중성을, 거리에서 외치는 전도자를 통해 동 떨어진 기독교를 지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드라마의 흐름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을 굳이 넣은 이유는 고의라고 봅니다. 물론, 기독교인에게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목사인 저에게도 이중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성경의 가르침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문제이지 하나님과 진리의 문제는 아닙니다.
교회는 완전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아니라 죄인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가 성화 되어 가는 과정에서 여전히 죄의 속성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진행형이지 완료 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싸잡아 조롱하는 것은 참기 힘든 모욕입니다. 또한 전도자가 “주 예수를 믿으라.”라고 외치는 것은 “죽느냐 사느냐?” 의 기로에 선 인간에겐 복음입니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때 롯의 사위들에게 외친 말과 똑 같습니다. “이 성읍이 곧 심판 받을 것이니 나와 함께 피신하자.” 그 때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현대인들의 모습이 소돔과 고모라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에 대한 태도는 신앙의 유무와 상관없이 한 사람의 인격을 측정하는 수단입니다. 설령 종교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훌륭한 성품을 갖춘 사람은 종교에 대해서 존중할 줄 압니다. 그렇지 않는 사람은 멸시(despise)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고대 지혜의 왕 솔로몬은 인간의 이런 모습을 명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 1:7).”
나를 제외한 모두가 죽어야 하는 오징어 게임과는 달리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살리는 오징어 게임이 기독교의 본질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죽어 다른 사람들 모두를 살리셨습니다. 그분 안에는 돈으로는 절대로 살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참된 평안과 기쁨, 참 생명이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드러난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보았다면 교회가 더더욱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더욱 더 분명해졌습니다.
돈만 추구하다 돌아버린 인생들에게 “돈(don’t) 돈” 이라고 알려줘야 하고, “돈 남자 결혼”을 외칠 게 아니라 “된 남자 결혼”을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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